시골 어느 장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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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어느 장로님

2015.03.18 0 1 2022.06.21 16:45

요즘 일어 나는 공회 건 때문에 예화를 잇습니다.

우리 교회가 체질적으로 맞는 분들은 소위 공회성이 강합니다. 공회성이 강한 분들의 특징은 변동이 잘 없는데, 이 장점이 자칫 잘못 사용 되면 벅수처럼 또는 나귀처럼 외고집이 되어 아주 몹쓸 사람이 됩니다. 또 타 교단이나 세상을 넓게 사는 분들은 만사에 포용성을 가지나 그 인격이 쓰레기통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는 남들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걱정해야 하고, 그렇다면 우리는 신앙인지 고집인지 또는 정절인지 나귀인지 살펴 봐야 합니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타 교단의 시골 교회에 새로 온 젊은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실력도 시원찮고 어디 줄을 대고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교인 몇 되지 않는 시골에 온 것입니다. 세월 좀 보내어 경력이 쌓이고 그 사이에 정보를 얻다 보면 도시 어디쯤 가고 싶은 그런 전형적인 초보 목회자였습니다. 도시 생활만 해 본 이 분이 시골 무서운 줄을 모르고 교회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장로님께 들켰습니다. 장로님의 고민이 깊었습니다.

장로님이 재직회를 개최하고 교인들 전체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냥 덮어 놓고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담배를 피우다 쫓겨났다는 말이 나가면 어디 갈 곳이 막혀 사람을 잃겠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을 설득해서 담배 피운 것은 공개하되 그 교회에서 담배를 끊을 때까지는 내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담배란 아무리 약속해도 끊지 않고 몰래 피우며 평생 간다는 것을 장로님이 잘 알고 있고 시골 교인들도 서로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교회가 말을 내지 않으면 다른 곳에 가서도 계속해서 피울 것이니 그 교회가 또 피해를 입습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소문을 내면 이 목사님에게는 어디 갈 곳도 없어 집니다.

젊은 목회자는 온 교인이 다 알아 버리고 쳐다 보는 상태에서 또 자기를 길러 주려고 기다리는 교인들 때문에 바로 끊어 버렸습니다. 끊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이제는 그 문제가 아주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 번에는 장로님이 교인들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처음 발견한 사람으로서 교인들께 양해를 구했고 교인들은 그동안 잘 따라 주었으니 이제는 담배를 끊고 나면 좋은 목사님이 될 터이니 그 때 보내자고 한 약속 때문입니다. 이 번에는 교인들이 반대를 했습니다. 목사님이 너무 훌륭해서 보내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장로님은 죄를 덮어 주지 않았고
목사님은 담배를 끊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모든 면에서 너무 훌륭한 분이 되었고
교회는 신학교가 만들지 못한 목사님을 실제 목사님을 만들었고 그리고 그 목사님은 그 후부터 그 교회 전체 교인을 길러 가는 목자가 되었습니다.


제가 제명 당하기 전 부산공회 시절입니다.
먼저 목사 된 분들이 후배 조사님들이 안수를 받게 되면 자기들의 근무할 곳이 없어 질까 싶어 매년 목사 신청이 들어오면 담함해서 다 잘라 버렸습니다. 좀 못 된, 저만 그 분들을 첫 해에 바로 이기고 안수를 받았는데 다른 분들은 오랜 세월 고생을 했습니다. 현재 우리 공회는 어떤지, 현재 우리 교인들은 어떤지, 우리 모두 최근 공회 문제를 두고 두루 우리를 살펴 볼 시점입니다. 남을 멀리서 보면 우스운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반 교인들은 일반 목회자들보다 더 심합니다. 남을 보고 나를 고치는 것, 이 것이 늘 공회입니다. 죄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죄를 오히려 극복하면서, 그리고 그 너머를 향하는 면을 생각해 봤습니다.

백 목사님은 그 누구도 다 꼭 같은 죄인들이고, 누구든지 돌아 서면 다 의인이기 때문에, 그 어느 누구라도 붙들 수 있을 때까지는 붙듭니다. 최근 공회의 상황은 제가 벌써 포기를 했어야 할 일들만 가득 찼지만 제가 훗날 돌아 볼 때 아쉬움이 없도록 머뭇거리며 붙들고 있습니다. 교인들은 벌써 그만 둬야 했다며 모두들 말씀하지만 저도 백 목사님이 돌아 가실 때까지 저를 지켜 봐 주셨기 때문에 이 정도로 있습니다. 또 우리 교인들도 다 마찬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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