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회 결혼의 몇 가지 모습

문답 / 발언

예배당으로 아끼고 조심해 주셨으면,
모든 분에게 깨끗한 모습을 보이고, 신앙에 유익하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공회 결혼의 몇 가지 모습

서기 0 284 2021.08.21 21:05
현재 공회적으로 '공회 결혼'에 대하여 아는 것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교회의 소개 추진'으로 진행 되며, '밤 예배 후' 결혼식을 하고, '신혼 여행'과 신혼 살림은 최대한 간략하게 출발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듯합니다. 역사적으로 공회 결혼의 지난 날도 아시고, 또 최근의 상황도 참고 하시고, 그리고 오늘 우리 식구들의 결혼에 개인적으로 적용을 그려 보시기 바랍니다.




<원래 공회 결혼>

* 역사적 교회들
천주교로부터 교회가 새로 출발하던 5백 년 전, 말하자면 청교도는 신앙의 모든 면에서 '순결, 단순, 신앙'을 강조했고, 한국에 왔던 선교사들은 그런 흐름에서 선교를 시작했으나 공회는 선교사들에게 따로 배우기 전에 이미 그렇게 출발을 했습니다. 뒤에 역사를 배워 보니 초대교회도 개혁교회도 청교도도 그러했기 때문에 공회는 우리의 신앙 노선에 대하여 더욱 확신을 가졌습니다. 결혼을 두고는 서양 교회는 훨씬 자유롭게 교제하면서도 그들 환경에서 조심하며 간결히 했고, 한국 교회는 사회적 결혼 풍습이 너무 강해 선교 초기에 아주 특별한 교인 몇 정도만 그렇게 했고 결혼 문화까지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공회는 장례처럼 결혼식도 신앙의 흐름에 맞춰 나왔습니다.

* 총공회 결혼식
1989년까지를 목사님 생전, 원래 총공회로 늘 구분합니다. 1990년부터는 여러 공회들 중에 총공회의 원래 모습을 지키는 곳은 우리들뿐입니다. 다른 공회들의 결혼식은 교계와 거의 비슷합니다. 총공회의 원래 결혼 모습은 80년대까지였고 당시는 아직 한국 사회가 결혼의 폐습이 많이 남아 있어서 공회 결혼은 외부 가족들에게 무척 반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결혼하는 가정마다 대개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특히 밤 결혼식은 도둑 결혼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결혼이라는 말이었습니다. 특히 신부 쪽의 일반 식구들은 극히 반대를 했습니다.


1. 결혼의 추진
공회의 결혼 추진 연령은 70년대에 여성은 21~22세, 남성은 23~24세가 보통이었습니다. 80년대가 되면서 여성은 22~24세, 남성은 23~25세 정도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는 일반 사회보다 2~3년 정도 빠른 편이었습니다. 소개를 할 때 예배당에서 서로 걸어 오는 모습을 멀리서 보는 정도로 보인 다음에 마주 앉아 볼지 물어 봅니다. 그리고 30분 정도의 대화를 1 ~ 2회 정도합니다. 3회는 안 된다는 법은 없어도 거의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결혼 실패는 거의 없었습니다.

2. 결혼의 예물
신랑은 정장 1벌, 신부도 평소 입을 정장 1벌, 서로 옷 하나씩을 선물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양복점에 가서 신부 쪽이 돈을 내고, 신부 옷을 살 때 신랑이 돈을 냈습니다. 그 때는 가난해서 결혼할 때라야 비로소 정장 하나씩 가졌습니다. 신부는 신랑 옷을 하러 갈 때 따라 가는 편이었고, 신부 옷을 사는데 신랑이 따라자는 것은 거의 없었던 듯합니다.

옷 외에 결혼 예물은 반지로부터 양가 부모님 예단까지 어떤 선물도 없었습니다. 이 것을 시작하면 어느 선에서 적당하게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 결혼식 3개월 후에 선물하는 것은 자유였습니다. 그런데 3개월 후 반지 선물은 가끔 있어도 그 이상을 했다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서로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없거나 경제 여건이 모두 어려워 그랬고, 3개월이 지나면서 부부가 돈에 눈을 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공회의 경제 수준과 인적 구성의 기본을 엿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3. 신혼의 살림 준비
시대 따라 비용이조금씩 달라 졌는데 70년는 양 쪽이 3만원씩 내서 6만원을 들고 구역장이나 신부 측에서 제 철의 이불 하나, 두 사람의 밥그릇 국그릇 2개씩 수저 2벌씩... 작은 자취용 밥상 1개. 한 칸짜리 옷장이나 천으로 된 간이 옷장 정도로 마련했습니다. 다른 살림은 둘이 살아 가며 세월 속에 하나씩 새로 사나갔습니다. 결혼 후 첫 달 번 돈으로 밥그릇을 추가하든 다음 철의 이불을 마련하든 하나씩 늘려 나갔습니다. 결혼 날 한꺼번에 전부 살림을 차리는 것과 결혼 다음 달부터 하나씩 새 것이 들어 오는 것의 차이. 이 것이 공회와 일반의 인식 차이였습니다.

방은 당연히 한 칸입니다. 집은 남자의 실력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월세방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돈을 모으면 전세방으로 올라 가고, 2칸으로 늘려 가고, 이후 집을 사는 것은 모두 훗날이었습니다. 양 쪽이 살림 마련을 위해 내는 첫 돈을 3만원, 5만원, 10만원 꾸준히 올라서 80년대 말이 되었을 때는 20만원씩이었던지? 기억은 없으나 그 돈의 사용 내역은 현실적으로 자취방 2명이 수저 2벌.. 제 철의 이불 하나를 구입하는 돈이었습니다.

신혼 부부의 살림을 이 정도로 시작하기 때문에 교회가 예배당이나 집회 장소나 목회자 사례에 이르는 돈을 쓸 때도 기본적으로 이런 식입니다. 그러니 사회적으로 중산층 정도가 되면 예배당이고 교인들의 모습이 구질구질해서 좀 피할 정도가 되었고, 괜찮게 사는 분들이 교회를 다닌다는 것은 속으로 이 노선과 설교의 은혜가 아주 확실한 경우였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세상을 어느 정도 편하게 익어 져 있는 분들은 다른 교회로 가시라는 뜻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시험 들고, 또 교회가 괜찮게 사는 분을 맞추다 보면 경제를 무리하게 사용함으로 많은 문제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4. 결혼식
수요 금요 저녁 예배 후 결혼식을 했습니다. 신부의 결혼 드레스는 서부교회의 경우 3-4벌을 교회가 확보하고 있다가 결혼식 하는 신부들은 빌려서 밖에 나가 손을 봐서 결혼식 하고 반납했습니다. 결혼식 후의 신부 폐백도 없는 것이 원칙이고 결혼 부조는 절대 금지 시켰습니다. 오신 손님들이 돌아 가시도록 인사를 하고 나면, 부부는 예배당으로 돌아 와서 첫 밤을 교회에서 철야를 했습니다. 신앙 있는 분들은 철야를 했고, 대부분은 기도하다 그냥 피곤해서 잤습니다. 말하자면 첫 날 밤은 철야기도였으나 첫 날 밤은 예배당에서 잔 것이 됩니다. 신부는 혼자 두기 그러니 가족이나 주변 누가 1명 함께 했고


5. 신혼 여행
다음 날 아침 양가 인사를 하고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80년대 신혼 여행은 요즘 해외여행처럼 제주도가 흔했으나 아무리 경제가 좋아도 무언 중에 가까운 곳으로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갔습니다. 신혼 여행 간 다음 날 아침 신랑이 신부 댁에 전화해서 별 일 없다고 안부를 전했고 신부는 시댁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첫 날이 무사하고 좋아야 비로소 안심했습니다. 이성 교제가 모두 서툰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랬습니다.





<현재 우리 공회의 결혼식>

우리의 현재 결혼식 모습은 원래 결혼식을 최대한 지키려고 하지만 원칙을 지켜 가기 위해 달라 진 환경 때문에 마치 변형 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지난 날 공회 결혼식이 특별했던 그 이유와 최근 우리의 결혼을 비교하면 우리는 그 때보다 더 공회답게 지켜 내고 있을 듯합니다. 지금은 경제가 너무 좋아 졌고 또 사회와 양가의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보입니다.


1. 최근의 결혼 추진
90년대가 되면서 자가용 시대가 시작 되고 우리 사회의 경제 성장은 눈에 띄게 달라 졌습니다. 대학 가는 학생들이 많아 졌고 TV 등 각종 좋은 놀이 문화가 급증했습니다. 사회는 20대 후반 결혼이 자리를 잡았으나 아직은 30세 소리가 나오면 모두가 좀 부담을 느끼던 때입니다.

저희는 20대 초반을 넘기면 세상 여러 면에 눈을 뜨게 되고 과거보다 결혼의 연령은 조금 당겨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조례 조사님의 1991년 1월 1일 결혼부터 20대 초반 결혼을 노력했습니다. 2000년대가 되면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 소식이 잇따랐고 일반 결혼의 연령은 30세를 예사로 넘겼습니다. 저희는 20대 초반을 계속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경이 되면서 20세 결혼을 기준으로 삼고 20대 중반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이 분들이 현재 집회 때 볼 수 있는 다자녀 엄마들입니다.


2. 최근의 결혼 예물
사회적으로 여성 결혼이 워낙 늦어 지고 여성의 할 일이 많아 지면서 결혼 자체가 어렵게 되자 신부의 예단이 문제 되는 경우는 일반 사회도 거의 없어 진 듯합니다. 이제 양가가 알아서 적당하게 하는 시대입니다. 현재 우리 공회 분위기라면 이제 예물 문제를 과거 폐단 때문에 무조건 막을 필요는 없어 졌습니다. 문제는 20세 초반의 여성에게 결혼을 부탁해야 하는 처지가 되다 보니 교회는 남자 측에게 최대한 여성 쪽을 위해 노력하도록 부탁합니다. '결혼만 하면, 남자 집에서 뭐든지 다해 주겠다'고 사정을 하는 상황입니다. 20세 또는 20대 초반에 결혼하라는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여성이나 그 가정은 기본적으로 경제를 아끼거나 적어도 교회의 지도를 벗어 날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남자 쪽에는 아들 결혼이 어려워 지는데 신부 쪽 하자는 대로 하고 결혼 추진을 할 것인가, 아니면 아들의 소신에 맡겨 결혼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인가?

이렇게 하다 보니 이제 예물 금지는 사실 없어 졌습니다. 오히려 결혼을 하게 되면 신방에 부부의 기본 살림은 남자가 채웁니다. 집도 살림도 남자가 채우는 것이 기본인데, 신부 쪽에 가까운 가족들이 하나씩 채우다 보면 큰 무리 없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목회자 가정은 남녀를 물론하고 아예 돈이 없으니 해 줄 수가 없으나 일반 교인 가정은 남성 쪽에서 모두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뭐든지 최대한 검소하게 시작하도록 부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밥 그릇 2개 놓고 세탁기 냉장고는 나중에 살아 가며 두 사람의 힘으로 구입하라고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가격도 싸고 주변에서 최소한의 기본 생활용품 정도는 무리 되는 것이 아닙니다. 꼭 애매하면 중고 매장에 가면 흔합니다. 중고 매장이나 가구점 뒤창고에 가면 버리는 것을 우선 주어다 쓰고, 하나씩 바꿔 가면 됩니다.


3. 최근의 살림살이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4. 저녁 예배 후의 결혼식
80년대까지는 모두가 주일도 1달에 2번 쉬고 2번 출근을 하는데 결혼식을 낮에 하게 되면 참석하는 분들께 피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녁 예배 후에 결혼식을 하는 것은 낮에 출근하고 돈을 벌고 밤에 간단히 진행하여 남에게 피해 주지 말자는 뜻이었습니다. 지금은 각종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낮 결혼을 할 수가 있지만, 공회 결혼의 상징이 밤 결혼인데 이 것을 전면 폐지하려니 못내 아쉬워서 애매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5. 신혼여행
지금은 항공권에 따라 제주도보다 해외가 싸다는 말도 나오는 시대입니다. 다만 신혼 여행의 취지는 멋진 곳에서 즐기려다 보면 휴양지를 다녀 보지 않은 이들은 곳곳에 서툴어 문제가 될까 싶어 두 사람만 호젓이 대화하고 아늑하게 지낼 곳을 제시합니다. 부모님과 해외를 자주 다녀 봐서 불편 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해외를 가도 되고, 제주도든 상관이 없는데, 결혼식 후 첫 날의 실패들이 자주 발생해서 지금은 결혼식 후 철야하지 말고 바로 첫 날을 가라고 밀어 내는 식입니다.

신랑이 운전도 서툰데 들뜬 마음으로 자동차로 멀리 여행하려다 사고 생길까 '안전'하게, 그리고 호젓한 곳에서 두 사람만 실속 있게 다녀 오시라는 정도로만 안내해 오고 있습니다.



* 예전이나 지금이나
주례는 양말 하나도 받지 않아 왔습니다. 결혼을 진행하다 보면 양가는 아무리 줄인다 해도 인사할 곳이 있기 마련인데 교회의 주례까지 인사를 차리려면 더 복잡하게 되면서 다른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양가에서 최소한 꼭 챙길 곳으로 줄여 주면 좋습니다. 부모끼리 대화가 어려우면 구역장님이, 또는 목회자가 조절하면 좋습니다.

신부 구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시절입니다. 아껴 주고 환영하는 것은 좋으나, 그렇다고 처음에 봇물 쏟듯 하지 말고 꼭 필요한 것을 검소하게 알뜰하게 갖추면 좋겠고, 살아 가면서 자연스럽게 실제 두 사람의 자립과 발전에 꼭 필요할 때만 부모의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에스더 1장에서 불신 나라의 왕실 잔치도 '규모가 있어' 억지로 권하지 않았다 합니다. 이런 절제의 지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 해도 양가의 생활 차이와 인식은 당연히 다른 법인데 한두 번, 또 두세 번 지나 가면서 알아 가면 별 문제 없을 듯합니다.

[이 게시물은 서기님에 의해 2022-06-02 17:31:55 문답 / 발언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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